주일, (대)축일 강론
2020.04.11 16:59

발타사르 강론집 (가해) 부활대축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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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대축일

(사도 10,34. 37-43; 콜로 3,1-4; 요한 20,1-9)

 

1. 남자들의 교회, 여자들의 교회.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의 무덤에 가서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나서 사도들 중 중요한 위치에 있는 두 제자에게 달려가서 이 사실을 알린다. 하나는 교회의 직무를 대표하는 베드로사도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의 사랑을 상징하는 요한사도이다. 두 사람은 함께무덤을 향해 달려갔지만, 함께 도착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사랑은 여러 가지를 두루 책임져야하는 직무보다 민첩하고 부담이 적기 때문에 빨리 도착했다. 그러나 사랑은 직무가 먼저 들어가서 무덤을 살펴보기를 기다렸고, 베드로는 결국 예수님을 쌌던 수건을 보고 나서 시신이 도난당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아냈다. 그 뒤에야 사랑은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그러나 여기서 사랑이 믿은 것은 직접적으로 부활 자체를 믿은 것이라기보다는 스승에게 일어난 일들이 응당 일어나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믿은 것이다. 이렇게 교회의 두 상징적인 인물은 주님의 빈 무덤을 증언하고 있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여러 가지 불투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었다.

 

그러나 부활을 진심으로 믿은 이는 막달레나였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고집스럽게도 시신이 없어진 자리에서 그분을 찾았다. 그분이 누워계시던 자리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왜냐하면 하얀 옷을 입은 두 천사가 하나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하나는 발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 무덤이 빛난다고 해서 그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랠 수는 없었다(여기서 주님께 용서 받은 여인 막달레나는 단순히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상징에 불과하다. 어머니 마리아만이 유일하게 그분의 부활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수님으로부터 이름 부름을 선물로 받는다. “마리아야!”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눈물로 찾던 시신이 살아서 돌아왔으니! 그러나 그녀는 주님을 만질 수가 없었다.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더 이상 그분을 잡아둘 수 없다. 육신을 가지고 있을 때는 당연히 그랬지만, 이제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기쁨에 넘쳐 제자들에게 가서 주님의 부활을 알렸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복되기 때문이다(사도 20,35 참조). 교회는 그 본성이 여인을 닮았다. 서로 연결된 교회의 직무와 사랑을 모두 품어 안는 여인 말이다. “여인이 남자를 아우르게 마련이다.”(예레 31,22)

 

2. 베드로의 부활 선포. 베드로는 제1독서에서 예수님이 생전에 이룩하신 업적에 대해서 간결하게 요약한다. 그가 이것을 당당하고 품격 있게 사람들 앞에서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부활사건 이후에나 가능했다. 부활은 지나간 과거의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 예수님은 세례를 통하여 성부의 권능과 성령의 보호를 받아 모든 이에게 구세주가 되었다. 여기서 수난은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목표로 하여 잠시 지나가는 과정처럼 여겨진다. 바로 부활의 증거로서 그러하다. 부활하신 분께서 모든 이에게나타나지 않으시고 몇몇 사람들에게만 나타나신 것은, 증거라는 것은 원래 몇몇 예정된 증인들에게이 사건을 모든 백성들에게 알리라고지워주는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 사명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믿는 이들에게는 주님께서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해주신다는 사실이고,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그분이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관으로 임명되셨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교황님이 전해주는 부활의 기쁜 소식이요, 부활에 대한 교도권의 첫 번째 가르침이다.

 

 

3. 바오로의 부활 실천. 바오로는 제2독서에서 부활을 아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교한다. 그리스도가 죽고 부활한 것은 바로 우리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우리의 운명도 그리스도와 같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하기 때문에(콜로 1,17), 또한 만물은 그분을 닮아야 하는 것이다. 마치 그리스도의 존재가 성부께 복종하도록 운명 지어진 것처럼, 우리의 존재도 우리의 의무와 분리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그리스도처럼 하느님 안에 숨기고 있는 존재들이다. 달리 말해서 지상에서의 우리의 생명은 이미 세상에 뺏긴 상태라서 눈으로 볼 수 없다. 오로지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나타나실 때”, 바로 그때 우리의 숨겨진 진실도 세상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존재는 우리의 의무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그분의 의지대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저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해야하는 것이다. 비록 몸은 아직 지상에 있어서 나에게 맡겨진 세상일을 완성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거기에 마음을 모두 빼앗겨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죽음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우리에게 가장 요긴하고 필요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부활의 선물 안에는 부활의 의무도 포함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이것 또한 최상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역자 김관희 마르첼리노 신부 S.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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