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7.23 08:38

2023년 7월 23일 연중 제 1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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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악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오늘 복음은 세상 속 악의 문제를 설명해주고 하느님의 인내를 드러내 주는 일화입니다.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얼기설기 엮여있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서 모든 악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 악을 뿌리 뽑는 일은 오로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으며 마지막 심판 때에 그렇게 할 것입니다.


 가라지는 자라면서 좋은 밀과 아주 비슷해지며, 그래서 둘을 혼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 비유의 가르침은 이중적입니다. 세상에 있는 악은 하느님으로부터 오지 않고 그분의 원수 악마에게서 옵니다. 


흥미롭게도 악마는 밤에 가라지를 뿌리러 옵니다. 어둠 속에, 혼란 속에 찾아옵니다. 빛이 없는 곳에 가서 가라지를 뿌립니다. 이 원수는 능글맞습니다. 선 한가운데 악을 심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이 선명하게 구별해 내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가능하며, 종말이 오면 심판하실 겁니다.


이 비유는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밀과 가라지가 모두 자라나는  자유의 들판에서 선과 악을 식별하라는 부르심을 받은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충되는 두 태도를 각각 결정과 인내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결정이란 좋은 밀이 되고자 하는 의지로, 이는 악의 유혹에서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뜻하고 인내란 누가 하느님 왕국에 들어갈지를 미리 판단하는 깨끗한 이들의 교회보다는, 자신이 더러워질까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며 선과 악은 정해진 틀이나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속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복음은 또한 종들의 성급함과 주인의 참을성 있는 기다림이 대조를 보입니다. 주인은 하느님을 말합니다. 우리 인간은 자칫 아주 성급하게 판단하고 분류하여 선인은 여기에다, 악인은 저기에다 세워 놓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다릴 줄 아십니다. 그분은 각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밭을 지켜보십니다. 인내로, 자애로 지켜보십니다. 때 묻은 곳과 악이 깃든 곳을 우리보다 훨씬 잘 알아보십니다. 아울러 선의 싹도 보고 신뢰하시며, 그것이 익기를 기다리십니다. 


우리 하느님께서는 참을성 있는 아버지이십니다. 늘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애를 태우며 우리를 맞이하고 용서하시려고, 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당신께 가면 언제라도 우리를 용서하십니다.


가라지였거나 우리가 가라지라고 생각했던 것 역시 좋은 밀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의 본질이자 희망이 보여주는 전망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죄의 속박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우리에게 새 삶을 살 수 있는 은총을 내리셨으며 세례를 통해서, 우리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화해의 성사를 내려주셨습니다.


주인의 태도는 희망의 자세입니다. 이 희망은 악이 시작은 물론이고 끝도 아니라는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참을성 있는 희망 덕분에 가라지, 다시 말해서 많은 죄를 지닌 악한 마음도 마지막에는 선한 밀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복음에 나오는 인내가 곧 악에 대한 무분별은 아닙니다. 선과 악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 현존하는 가라지를 두고 주님의 제자는 하느님의 인내심을 본받으라는 부름을 받습니다. 선의 궁극적 승리, 곧 하느님의 승리에 대한 희망을 배양해야 합니다. 이는 무너지지 않는 신뢰심으로 지탱하는 희망입니다.


실제로 마지막에는 악이 사라지고 제거될 것입니다. 추수 때, 즉 심판의 때에 추수꾼들이 주인의 명령을 수행하여 가라지를 따로 모아서 불사를 것입니다. 마지막 추수의 날, 심판관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세상에 좋은 밀을 뿌리셨고, 당신 스스로 하나의 밀알이 되어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최후에는 우리 모두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심판한 그 잣대로 우리도 심판받습니다. 또한, 남들에게 베푼 자비심은 우리에게도 적용될 것입니다.


이번 한주간을 시작하면서 우리 주변에 만연한 악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봅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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