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4.23 07:20

2023년 4월 23일 부활 제 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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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부활 제3주일은 오늘은 두 제자는 예수님과 빵을 떼어 나눔으로써 비로소 예수님의 진정한 동료가 된 것입니다. 동료를 영어로 ‘companion’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빵(panis)을 함께(com) 나눈다는 뜻입니다. 식탁공동체. 진정 엠마오의 두 제자는 예수님과 빵을 함께 나눔으로써 예수님과 동료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과 동료가 된다는 말은 예수님과 한 길을 걷는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과 한 뜻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과 같은 꿈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제공해 줍니다. 그것은, ‘부활하신 주님은 과연 어디에 계시는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은 믿고 있으면서도 ‘지금, 바로 여기에’ 그분이 계시다는 사실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믿으면서도 결국은 그 믿음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의 지나간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하고자 하는 부활 신앙이었지 살아가야 하고 현재화시켜야 하는 부활 신앙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며 신앙인들이 안고 있는 모순입니다. 


쌩 떽쥐베리의 ‘어린 왕자’라는 책에 보면 여우가 왕자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은 ‘올바른 것은 마음으로 봐야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의 부활 신앙, 그것은 과거 역사 속에 파묻혀 있는 기념 신앙입니까? 아니면 우리 자신의 영원한 부활을 희망하며 지금 여기서(hic et nunc)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현재화시켜 나가는 살아 있는 신앙입니까? 제자들은 오늘 말씀과 빵을 나눔, 바로 미사에 초대됨으로서 부활하신 그분을 알아 뵈옵는 영광과 은총을 맞이한 것입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의혹 속에서도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께 우리의 의심 많은 신앙, 때로 뿌리채 흔들리는 것만 같은 신앙에서 오는 모든 고통과 번민을 기도 안에서 소상히 말씀드리는 용기와 슬기를 우선 갖추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인생은 하나의 긴 여행에 비유된다. 그 여행길은 때로는 실망과 실패 속에서, 때로는 희망과 기쁨 속에서 걷게 된다. 특히 우리는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을 때 방황하게 된다. 여태껏 추구해온 인생의 목표가 한 번에 무너질 때, 참담한 실패감은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을 것이다.


몇 년 동안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이, 주님의 죽음 앞에서 느꼈던 실망은 과연 어떠했을까. 그런 그들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상실된 삶의 목표와 의미를 다시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수없이 많은 갈등과 방황을 경험한다. 삶의 목표를 잃고 의미를 상실한 채, 이리저리 헤매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 그 모든 것을 다시 본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주님을 찾습니다. 내가 고통 중에 있을 때, 내가 어려움 중에 있을 때, 내가 필요할 때에만 찾는 주님일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이 때에도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해주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특별한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안에서 우리와 함께 해주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 늘 감사할 수 있고, 그 힘으로 이 세상을 기쁘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주님은 말씀을 통해, 그리고 성찬을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오늘의 우리 삶이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좌절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나누어주셨기에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우리 삶을 나누어야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날이 부활하는 길일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기에 바쁘니 뜨거운 감동은 언제 느끼고 내 배가 항상 고프니 언제 눈이 열려 바로 내 앞 식탁에 앉아 계시는 예수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 그땐 이미 예수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지나 않을까요?


우리의 일상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또한 어떤 시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성하는 이번 한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 일상 안에서 나를 지켜주시는 주님을 발견하도록 노력합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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