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3.02.13 17:18

2013-2-14-재의 수요일 다음 목(루카9,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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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14-재의 수요일 다음 목(루카9,22-25)

 

오늘 복음은 우리 귀에 너무 익은 말씀이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말씀 직전에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고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만에 되살아나야 한다.”고 하셨다.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고 죽임을 당하는 삶을 따라오라는 요청도 무시무시하여 모두가 피할 터인데, 더구나 그러기위한 조건이 자신을 버려야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매력 없는 고난의 길을 누가 걷기를 원할까? 한 사람도 없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이 세상에는 많다. 심지어는 그분을 전적으로 따르기 위해 삶을 통째로 바치는 성직자 수도자도 세상에는 많다.

무엇이 그토록 그들을 매료시키는 것일까?

내 멍에는 달고 내짐은 가볍다고 하신다.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만 있으면 십자가는 달고 매력적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우리의 살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제 눈앞이 캄캄했던 주님의 말씀에서 십자가 뒤에 있는 부활이 여명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난예고 때 펄쩍 뛰며 안됩니다.” 고 만류하였다가 주님으로부터 호되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야단맞은 적이 있다. 처음 베드로의 귀에는 수난과 십자가의 말씀만 들렸고, 부활의 말씀은 들리지 않았다. 성령을 받은 후 십자가의 신비를 깨닫고 주님을 위해 십자가지는 것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기고 특권이라 자랑하였다.

우리가 걷는 십자가의 길에 쓰러질 수도 있다. 예수님도 세 번씩 넘어지셨지 않는가?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몇 번 넘어졌는가를 헤아리시며 감점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때마다 가산점수를 주신다. 넘어졌을 때 눈앞이 안보이고 문이 닫혔으면,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 그러면 다른 쪽에 틀림없이 다른 문이 열려있을 것이다.

헬렌켈러가 행복의 문이 한쪽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려있음을 바라보십시오.” 하였다.

뉴만 추기경이 노후에 성무일도가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실명이 되어 앞이 안보이자 잠시 실망이 들었으나, 묵주기도로서 전보다 더 큰 행복을 찾았다 한다.

십자가를 지는 것은 짐을 지듯이 짊어지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짐은 목적지에 내려놓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십자가는 지고 간 끝에서 자신이 매달리기 위함이다.

베드로가 신자들의 만류로 박해를 피해 피신하라고 종용하자, 베드로는 비아 아피아로 피신하는 길이었다. 예수님이 저만큼에 걸어오고 계신다. 베드로는, “Quovadis Domine?”(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주님이, “네가 버린 십자가를 내가 다시 지러 로마로 들어간다!” 베드로는 다시 돌아가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렸다. 똑같은 상황이 지금 로마에서 벌어지고 있다.

십자가가 무겁다고 버릴 수 없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파킨슨씨병에, 숨이 차서 헐떡거리면서, 침을 흘리면서까지 마지막까지 사명을 다했다.

현 교황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표명하였다. 교회역사상 첼레스티노교황과 그레고리오 12(1415) 이후 598년 만에 교황사임이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교황직은 십자가이지 명예만은 아니다. 종신직을 사임한 교황님을 일각에서는 겸손한 덕행의 실천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황 사임을 누가 환영할까? 마귀가 가장 기뻐할 것이다. 교황청 내부분열과 교황권위의 실추, 사임이라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김으로써 앞으로 후임자가 반대세력들로부터 받게 될 사임압박이라는 부담 등을 남기고 십자가를 버리고 로마를 훌쩍 떠난다면 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예수님은 지금 베드로의 후계자가 버린 십자가를 다시 지러 들어오실 준비를 하지 않으실까? 아니 이번에는 한손에 심판의 쇠 지팡이도 들고 들어오시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리스도를 따라오느라 수고하였다고 예수님이 우리 십자가를 대신 져주시는 것도 아니다. 자기 십자가를 자기가 져야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달릴 십자가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십자가에 달린 사람을 우러러 존경하지 않는다. 죄인이 달리는 십자가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죄인이 달리는 형틀이 십자가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십자가를 지겠다고 나선 이상 이 세상에서는 죄인 취급받기를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사도 바오로도 말년에 나는 죄인 중에 괴수”(1티모테오1,15)라고 서슴없이 말하였다. 예수님과 닮은 꼴일수록 천국에서는 더 큰 상이 내릴 것이다.

사순시기는 악마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극기의 보루를 치는 시기이다.

악마는 지금 우리를 향해 비상이 걸렸다. 악마는 게으른 생활을 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집중 공격한다. 게으른 사람은 가만히 놔두어도 스스로 마귀의 종이 되지만, 잘 사는 영혼은 악마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교회에 유익을 주며 많은 영혼을 마귀손아귀에서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사순절에 교회가 재계와 보속의 생활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마귀들에게 총공격을 개시하고, 마귀 손에서 많은 영혼을 되찾아가므로 마귀들이 빼앗기지 않으려고 비상이 걸렸다. 우리는 잠을 자도 마귀는 잠도 안잔다.

마귀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은 주님을 닮은 사람이다. 십자가를 주님처럼 지는 죄인을 가장 무서워한다. 십자가, 수모와 모욕, 죄인으로서 자신을 인정하는 겸손....을 마귀는 두려워한다.

주님은 우리에게 물으신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 그러면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내가 십자가를 지다보면 나중에는 십자가가 나를 지고 간다(준주성범). 보상을 바라고 지는 십자가로 얻는 금메달은 순수하지 못하다. 그냥 주님이 좋아서 지는 십자가라야 24K 순금메달이 될 것이다.

이번 사순절이 악마에게 선전포고하여 지난날에 마귀에게 빼앗겼던 성읍을 되찾는 극기의 보루를 치고 승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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