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2.19 07:06

2023년 2월 19일 연중 제 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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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그리스도 신자들인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하기 어려운 것 2가지를 들라면 첫째는 죄를 안 짓는 것이고, 둘째는 용서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경험으로 보아 원수를 사랑하기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게 보입니다.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무척 어렵습니다. 알고 있으니까 실천하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너무나도 억울하고 너무나도 분한 일을 당해서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수를 용서해 주는 것까지는 몰라도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고 다시는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지내던 사람들도 살면서 어딘가에서 꼭 한 번은 마주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수를 마음에 새기면 그것은 괴로움이 되어 서로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원수를 용서하지 못하고 언젠가 마주쳤을 때 어떻게 복수할지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우리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우리 속담에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에게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겐 어떻게든 잊지 않고 있다가 꼭 되갚아 주고, 내게 좋은 일을 한 사람은 금방 잊어버립니다. 잊어서는 안될 은혜는 물에 새겨 금방 없애고, 잊어야 할 원수는 돌에 새겨 두고두고 기억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원수를 용서하기는커녕 은혜마저 갚을 줄 모르는 우리들에게 오늘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하고, 나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원수를 사랑하는 일은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들에게 꼭 요구되는 행위입니다. 나를 미워하고 때리고 힘들게 하는 이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은 어찌 보면 희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수는 단지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피한다고 해서 치유되거나 보복심과 복수심이 사라지거나 문제가 나아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억울하고 원망이 깊어지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한 방법으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그 방법을 가르쳐주십니다. 그것은 도피하거나 벗어나는 길이 아니라, 원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사랑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은총으로 받아들일 때만이 우리가 실현시킬 수 있는 어려운 복음이기도 합니다. 이 계명은 끊임없는 기도와 함께 그 가르침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복수심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간 본능대로 원수를 미워하고 보복하면서 사는 사람은 자기만의 평화를 얻을 것이고, 예수님 말씀에 응해서 원수를 사랑하고 원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벌써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은총과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이 그토록 어려운지 알면서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원수 사랑은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가능한것은 아닙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복음의 말씀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미워하고, 배척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시다. 때로는 그 사람들이 정말로 밉고 보기 싫어서 제발 사라줬으면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은 내가 가장 가까이 하며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합시다. 우리가 그렇게 노력한다면 상대방 역시도 나를 그렇게 사랑해 줄 것이고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더욱 완전한 이로 인정해 주실 것입니다.


사순시기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이 있는 이번 한 주간을 살아가면서 끝까지 따지지 않으시고 끝끝내 화를 품지 않으시며 우리의 죄대로 우리를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잘못대로 갚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위하여 우리의 원수를 사랑하려고 기도하며 노력해봅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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