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3.05 07:17

2023년 3월 5일 사순 제 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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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엄청난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종말에 가서야 뵙게 될 예수님의 참모습을 미리 보여 주셨습니다. 장차 우리도 누리게 될 영광된 모습을 보여 주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눈부실 정도로 찬란한 모습, 바로 부활의 영광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부활의 영광된 모습으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심어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신앙의 보증이요, 희망이요, 완성입니다. 


주님 변모에 관한 복음이 해마다 사순 제2주일에 선포됩니다. 이 전례 시기 동안에 주님께서는 외딴곳으로 우리를 함께 데려가십니다. 우리의 평범한 소임들이 늘 같은 자리에 머물 것을 요구하며 흔히 반복적이고 때로는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게 할지라도, 사순 시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과 더불어 자기 수련으로서 수덕의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하여 예수님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타볼 산 위로 ‘따로 물러가심’에 이 유일무이한 일의 증인이 되도록 뽑으신 세 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가십니다. 우리의 신앙생활 전체가 함께 나누는 체험인 것처럼, 그분께서는 그 은총의 체험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누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함께 따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간 안에 순례하는 교회로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길동무로 주신 사람들과 나란히 걸으면서 전례 주년과 그 가운데 있는 사순 시기를 함께 살아갑니다. 주님과 제자들이 타볼 산에 올라갔듯이, 한 분이신 스승님을 모시는 제자로서 같은 길을 함께 나아가기에 우리의 사순 여정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곧 길이시라는 사실과, 그렇기에 교회는 전례의 여정을 통해서도 시노드의 여정을 통해서도 구세주 그리스도의 신비 안으로 더욱더 깊고 충만하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 생명은 짐승의 그것과 달리 변모(變貌)해 갈 수 있는 존재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를 수 있으며,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를 수 있다. 바오로 사도께서 고린토 1서 13장에서 말씀하시듯 우리는 어른이 되면 어릴 적의 것을 버립니다. 우리는 그렇게 성숙해 가야합니다. 육체의 성숙이 아니라 생명의 성숙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중에는, 타볼 산의 황홀경도 체험하지만, 십자가의 수난과 역경도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정점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라고 전합니다. 이것이 여정의 목적인 ‘정상’입니다. 끝까지 올라 예수님과 함께 산 정상에 섰을 때, 세 명의 제자는 초자연적인 빛으로 찬란한 영광 안에 계신 그분을 보는 은총을 얻습니다. 그 빛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는 신성한 아름다움은 제자들이 타볼 산을 오르는 데에 들였던 온갖 노력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 어떤 힘겨운 등산 중이라도 우리는 그 길만을 올곧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그 길 끝에 펼쳐지는 광경이 우리를 놀랍게 하며 그 웅장함으로 보답해 줍니다. 마찬가지로 시노드 과정 또한 종종 힘들어 보이고 때로는 우리를 낙담시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끝에는 틀림없이 멋지고도 놀라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그 결실이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 나라를 섬기는 우리의 사명을 더욱 잘 이해하도록 우리를 도와줄 것입니다. 


타볼 산에서의 제자들의 체험은 변모하신 예수님 곁에 율법과 예언자를 각각 상징하는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리스도의 새로움은 동시에 옛 계약과 약속의 성취입니다. 이 새로움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과 함께하시는 역사에서 분리될 수 없으며, 그 깊은 의미를 드러냅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시노달리타스 여정 또한 교회의 전통에 뿌리를 두는 동시에 새로움에 열려 있습니다. 전통은 현실 안주와 즉흥적 시도라는 상반된 유혹을 피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영감의 원천입니다.


사순 시기의 수덕의 여정과 시노드의 여정은 모두 개인과 교회의 변모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두 여정 안에서 이 변모는, 예수님의 변모 안에서 모범을 찾고 그분의 파스카 신비의 은총으로 성취될 수 있습니다. 


부활의 영광스런 모습은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나부터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모두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끊임없이 내어 놓는 삶, 자신을 비우는 삶,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야말로 진정 변화된 삶일 것입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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