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6.02.04 16:07

2016-2-5-연중 4주 금(마르6,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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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4주 금(마르6,14-29)

 

 

오늘 복음에서 헤로데는 자기 생일날 고관대작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헤로디아의 딸이 춤을 추어 흥을 돋구자 기분이 고조되어 “네 소원을 말하여라.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자 헤로디아의 딸이 엄마에게 가서 무엇을 청할지를 묻는다. 세례자 요한이 자주 헤로데가 자기 동생 필립포스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결혼한 것이 부당함을 지적하였기에 헤로디아로서는 세례자 요한을 없앨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마침 기회는 왔다고 생각하고 “세례자 요한의 목을 달라고 청하여라.”고 자기 딸에게 주문하자 딸은 왕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헤로데는 한편 요한에게 꾸중을 들으면서도 그를 존경하였으므로 두려워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라 체면 때문에 세례자 요한의 목을 치라고 명령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왕인가? 그런 불법적인 약속은 무효인 약속이므로 지킬 의무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체면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범죄의 늪으로 빠뜨리는 가련한 왕이다.

호사스러운 왕실에서 죽음의 연회가 열리고, 고관대작들의 흥청대는 호화 파티에서 소녀는 엄마에게서 배웠을 요염한 관능적인 춤을 추고, 어미는 정의로운 충고를 하는 요한에 대한 복수심으로 사나와져 살인극의 연출자가 되고, 음란과 술에 취한 헤로데는 손님들의 쾌락과 방탕 속에서 마귀조종에 따라 경솔한 맹세가 이루어지고, 헛된 맹세는 불경스러운 살인극으로 비화된다. 왕의 경사스러워야할 생일날이 불경스러운 피비린내나는 참극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가련한 헤로데여, 그대는 비록 세례자 요한의 머리는 베었지만, 그의 정의의 외침소리는 베지 못하였다. 그의 혀는 잠잠하게 만들었지만, 자신을 향한 윤리적 비난의 메아리는 가라앉히지 못하였다. 맹세를 지키기 위해 예언자의 목을 베었지만 양심의 가책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맹세할 필요조차 없는 어린 소녀의 춤 한판에 자기 영혼을 마귀 손에 넘겨주고, 쾌락의 포로가 된 그들은 사탄이라는 늑대에게 잡힌 먹이처럼 지옥문까지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춤 한판에 왕국을 약속하는 것은 왕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경솔한 행위이다. 그러나 그러한 맹세를 지키기 위해 예언자를 죽이는 것은 더욱 잔인하고 불행한 일이요 세말까지 가장 어리석은 자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닐만한 일이다.

맹세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안전한 피난처가 될 것이다. 맹세는 사탄의 덫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을 나의 영신사정에 적용하여 묵상해본다. 헤로데의 허풍떠는 모습과 예언자를 한 여인의 춤값으로 목을 베는 행위가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군중 앞에서의 맹세 때문에 체면 때문에 감행하는 모습을 통해, 신중하지 않고 허풍떨다가 얼떨결에 맹세하고 그것이 잘못인줄 알면서도 오기로 지키려는 교만과 위세부리는 나의 마음 속에 헤로데가 살아 있을 수 있고, 요한의 충고가 듣기 싫어 살인극을 배후조종하는 헤로디아의 불륜과 복수심은, 내게 충고하는 사람을 배척하는 내 마음 속에 꺼지지 않은 불씨로 살아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복음말씀을 묵상하다보면 어느덧 헤로데와 헤로디아를 향했던 화살이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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