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11.13 07:03

2023년 11월 12일 연중 제 32주일 (평신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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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들과는 달리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훌륭한 평신도의 삶은 성직자와 수도자처럼 신앙이 깊을수록 세속을 떠나서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평신도의 가장 큰 특징은 세속성입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은 본래 현세적인 일에 종사하며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함으로써 천국을 찾도록 불린 것입미다. 그들은 세속에 살고 있다. 세속의 온갖 직무와 일, 가정과 사회의 일상생활 조건들로 그들의 존재 자체가 짜여진 것처럼 그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그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복음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하며 마치 누룩과도 같이 내부로부터 세계 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며 특히 믿음과 바람과 사랑에 빛나는 신앙생활의 증거로써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교회헌장」 31장)

 

세상 안에서 태어나서 세상에서 살고 세상의 소명을 받아 세상을 성화시키는 것, 이것이 평신도의 역할이라는 것이지요. 평신도 활동의 중심지는 가정과 사회이며, 평신도의 사명은 세상을 복음화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안에서 신자답게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이 복음적이기보다는 너무나 비복음적이고, 약육강식의 논리인 자본주의의 물결이 휩쓸고 있기에 복음 말씀대로 살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어설프게 신자임을 드러냈다가는 손해를 보기가 쉽고 자칫 바보가 되기 쉬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나 직장, 사회에서 자신이 신자임을 드러내기를 꺼려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평신도는 몸담고 있는 그 곳에서 세상을 성화시키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다시 한 번 각성시켜주는 날이 오늘 평신도 주일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삶을 허락하시고 각자에게 맞는 가능성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느냐, 어떻게 사용하는냐는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차원에서 삶을 살아갑니다.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나’를 어떤 차원과 수준으로 만들어 가야할 것인지를 신앙 안에서 찾고 애쓰는 삶은 마음의 차원과 의식의 수준을 그리스도의 수준으로 높이는 삶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다고 고개를 떨구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자신 안에 담긴 하느님의 선물을 발견하고 그것을 함께 사는 세상에 나눔으로써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가꾸어 나가는 삶은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인생의 몫을 감사하며 아름답게 가꾸어 주님께 봉헌하는 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큰 축복을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평신도 주일을 지내며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달란트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교회에 맡기신 달란트도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룬 교회는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통하여 주님께 봉사하는 공동체입니다.


누가 얼마만큼의 달란트를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직분을 통해 어떻게 하느님께 봉사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다행히 요즘 들어 그동안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이 수동적인 자세로 소극적인 신앙생활을 해 왔다는 반성의 소리가 들리고 교회와 세상의 여러 분야에서 평신도들의 활발한 활동이 교회의 모습을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가장 앞장서야할 평신도들이 뒷전에 밀려있거나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교회는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종의 모습입니다.


이번 한주간을 시작하면서 평신도들이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여 앞장서서 일구어낸 우리 교회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며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달란트를 열심히 활용하여 주님께 값진 봉헌을 하는 삶을 이루어 가는 살아있는 교회를 소망합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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