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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사도2,14.22-28; 1베드1,17-21; 루가24,13-35)

 

오늘 복음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장면을 연상케한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길 7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를 걸으며 예수님과 두 사람의 행인이 주고 받는 대화내용이 소개된다.

이는 우리 인생의 순례여정을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잇다. 인생여정에는 마치 예수님이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고난을 겪어야 했듯이 역경과 고난, 땀흘리는 수고와 시간의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의 순례여정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나란히 걸으시며 우리 일상사에 괸심을 표시하신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오늘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행인들에게 물으시듯이 우리에게도 '인생길을 걸으며 무엇이 네 주요관심사이냐?'고 넌지시

다가오시어 물으신다.

인생사에 쫒기다보면 옆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뵙지 못하고 침통한 표정이 되어 세상걱정에 휘말리면서 핵심을 잃은 채 주변에서 맴돌기가 일쑤이다.

언젠가 나는 학교 수업시간에 늦어 바삐 서두르면서 방문 열쇠를 어디에다 두었는지 생각이 안나 온 방안을 뒤지며 열쇠를 찾느라고 소란을 피우다가 그만 포기하고 그냥 가려고 문을 나서다가 문고리에 꽂아 놓은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자신 마저 잊고 살만큼 일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에겐 가끔 이런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중요한 서류를 잘 둔다는 것이 그만 너무 깊이 두어 찾지 못하고 이사갈 때에야 비로소 짐 정리하다가 찾게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반지를 손에 끼고 온 방안을 다 뒤지며 내 반지! 내 반지!”하고 찾는 경우도 있다.

예수님께서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 주실 때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 뵙게 되었다. 이제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눈으로 본 증인이 되어 곧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예루살렘에서 출발하여 엠마오까지 신앙의 순례여정을 거쳐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활기차게 다시 본래의 목적지요 본고향인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순레의 여정은 또한 우리 인생여정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또한 현세에서 신앙의 눈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뵈온 후 천상본향인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루살렘에는 먼저 주님을 체험한 주님의 제자들이 모여 있었고 주님께서 확실히 부활하셨음을 증거하고 있었다. 우리의 본향도 엠마오가 아니라 예루살렘이니, 현세세계인 엠마오의 수고와 땀과 고난의 험준한 여정을 거쳐 부활하신 주님을 신앙의 눈으로 확인하고 우리의 목적지요 본향인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증인들 대열에 끼어 예수 부활의 사실을 증거해야 할 것이다.

요는 엠마오의 순례여정에서 어떻게 주님을 알아뵙는가가 문제이다.

성 그레고리오 1세는 엠마오 두 제자는 성경의 말씀을 듣기까지는 그들의 눈이 열리지 않았으나, 성경말씀을 사랑으로 실천했을 때 즉 집에 예수님을 모셨을 때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 뵈올 수 있었다고 했다.

부활하신 주님은 시공을 초월하시며 어느 곳에는 자유자재로 왕래하실 수 있으며 죽음도, 어떠한 권세도 다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방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주님이 순전히 영적인 존재로 상상에만 머물러 계시는 분이 아니다.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잡숫기도 하고 의심하던 토마 사도가 그의 손가락을 예수님 늑방에 넣어보기도 했듯이 부활하신 예수님은 육신적으로 완전한 몸을 갖추신 분이시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은 결코 관념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고 우리의 육신도 장차 그분처럼 날래고 자유자재로 관통하게 되는 몸으로 영원불사의 몸으로 부활하게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 앞엔 그 무엇도 이 신앙을 방해할 수 없다.

오늘 제 1독에서는 다윗이 주님께서 내 오른편에 계시오니 나는 항상 주님을 가까이 뵈오며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입니다.하고 노래한다.

부활이 있기에 우리에겐 인생이 이것으로 끝장이 아니요, 그래서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그러므로 여러분은 각자의 업적에 따라서 공정하게 판단하시는 분을 아버지로 모시고 있으니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은 늘 두려운 마음으로 지내십시오한다.

두려운 마음으로 지내라는 말은, 무서워 벌벌 떨며 살라는 말이 아니라 하느님 심판대전에 우리의 소행이 하나 하나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니 양심에 거리낌없이 의롭게 살라는 뜻이다. 심판대전에서 우리가 남에게 행한 모든 소행을 낱낱이 해명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 마음속 숨은 비밀까지도 보고 계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우리가 부활한 생명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흠도 티도 없는 어린양의 피 같은 그리스도의 귀한 피로 얻은 것이다.

여러분은 바로 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시고 그분에게 영광을 주신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게 되었다. 부활하신 주님은 시공을 초월하시어 우리 일상사 안에 우리 곁에 늘 함께 게시며 말씀을 건네오신다.

지금 여기서, 너의 최대의 관심사가 무엇이냐?” 우리 생활의 중심에 하느님 아닌 다른 것, 일거리, 직책 명예, 돈이 자리잡고 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를 문전박대하는 것이 될 것이다. 엠마오의 두제자가, “이젠 날도 저물어 저녁이 되었으니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하고 그분을 초대하였듯이, 그분을 우리 생활의 중심에 모셔들이자. 그리고 모든 일을 그분과 함께 시작하고 그분과 함께 행하고 그분의 이름으로 끝내자. 우리가 아무리 모범운전수라 해도 상대방의 실수로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막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모범운전수로서 상대방의 운전실수까지도 예측하시고 대피하시어 우리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해주실 것이다.

우리 모두 인생의 운전대를 모범운전사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맡겨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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