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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없다." 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자학하라는 말씀이신가? 그렇지 않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를 닮는 삶이어야 하기에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걸어야 한다고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자아 포기의 삶을 사신 분이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면서도 십자가를 지셨고, 십자가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셨다. 인류 구원의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인간 본성이 거부하고 피하고 싶은 십자가를 통해서 인류 구원을 이루셨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십자가를 지셨다면 피조물인 우리 인간이야 십자가를 지는 것이 더욱 당연하지 않겠는가. 흠도 티도 없는 분이 당신께 당치도 않는 십자가를 오직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를 위해 지셨다면, 죄 많은 우리 인간이야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어찌 불평하겠는가? 그리스도께서는 사랑과 자비가 지극하시지만 우리 인간에게 한 가지 조건만은 분명하게 제시하신다. 그것은 "네 십자가는 네가 지고 나를 따르라."는 것이다. "네 십자가를 내가 져줄 터이니 너는 빈손으로 따라 오라."고 하지 않으셨다. 이로써 십자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요, 벗어놓을 수 없는 짐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기왕에 져야할 십자가를 쉽게 지는 방법, 그 비결은 없겠는가? 있다. "내 멍에는 달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비법이 있다.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바로 그 비결이다. 제1독서(지혜서)는 "인간의 생각은 변덕스럽고 아둔하여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없고 썩어 없어질 육체는 영혼을 내리누릅니다. 지혜는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의 길을 곧게 만들어주고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길을 가르쳐줍니다."라고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진복 팔단의 가르침은 세상적 가치관과 정반대의 길을 제시한다. 가난한 사람, 우는 사람, 박해받는 사람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하늘나라의 가치관이요 참된 행복의 길임을 지혜는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땅을 밟고 사는 우리 인간은 세상적 가치관인 부, 쾌락, 권력, 욕망에 참 가치를 두고 사는 데 익숙해져 있기에 그리스도가 제시한 길을 따르려면, 이러한 세상적 가치관을 버려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제시하고 계신다. 그리고 지혜는 바로 오늘 응송에 나오듯,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당신이 앗아가면 그들은 한바탕 꿈,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 풀과 같이" 덧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세상적 십자가에 매달려 사는 것은 마치 언제 끊어질 지도 모르는 썩은 밧줄을 붙잡고 기뻐하며 즐기는 것과도 같다. 지혜는 이 현세적 쾌락이 덧없는 것임을 깨우쳐준다. 그러므로 덧없는 인생에 대한 자기 애착을 끊는 것이 참으로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세상적 가치관에 젖어있는 우리에게 이것은 쉽지 않기에 교부들은 영신 전쟁(靈神戰爭)이라는 가장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치러야 한다고 하였고, 전쟁의 대상을 삼구(三仇), 즉 세속과 마귀와 육신이라 하였다. 영신 전쟁은 내가 나를 부정(否定)하고 자기를 미워하기까지 하는 전쟁이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려야만 하는 전쟁이다. 원수는 자기 밖에 있지 않고 자기 안에 있다. 곧 자기 안에 있는 본성이 바로 원수인 것이다. 사도 바오로께서 승리의 월계관을 받아쓰기까지는 강도의 위험, 파도의 위혐, … 위험 등 헤아릴 수 없는 시련이 그의 본성과 자존심을 부수기 위한 도구로 동원되었다. 자기 본성과 싸워 이기는 자만이 승리자가 될 수 있고 그리스도의 사신이 되어 감옥에 갇혀서도 사도 바오로처럼 기뻐할 수 있다. 그리고 형제를 종으로써가 아니라 "자기 심장의 일부"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이 삶이야말로 한 차원 뛰어 넘은 삶이요, 그리스도 때문에 180도 전향된 삶이다. 참 삶의 가치는 지혜를 터득한 삶이요, 자기 본성을 이겨낸 삶에 있다. 자신보다 그리스도를 더 소중히 여기는 참 가치 질서를 찾아낸 달관한 경지의 삶이 참 삶이다. 전쟁 뒤의 평온은 "하느님 우리 주의 어지심이 우리 위에 내리소서. 우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라고 할 수 있는 희열과 참된 행복에 이르게 한다. 자기 밖에 있는 이웃과 싸우려던 종전의 인생 연극에서 벗어나 참된 싸움의 대상을 바로 찾자. 하느님의 지혜를 통해 진짜 중요한 전쟁의 대상은 자기 본성임을 깨닫자. 그리고 영신 전쟁의 무기를 그리스도로부터 받자. 그 무기는 바로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모든 잘못의 원인이 "네 탓"이 아니요 "내 탓"임을 가르쳐준다. 십자가는 천국문을 여는 열쇠이니 소중히 간직하자. 버리지도 말고 작게 만들려고 다듬지도 말고, 그리스도께서 선물로 주신 행운의 열쇠이니 고이 간직하며 사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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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81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15-부활4주간-목-(사도13,13-25; 요한13,16-20) Stephanus 2014.05.14
811 주일, (대)축일 강론 2014-5-14-성마티아 사도 축일-부활4주간-수(사도11,19-26; 요한10,22-30) Stephanus 2014.05.13
810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13-부활4주간-화-(사도11,19-26; 요한10,22-30) Stephanus 2014.05.13
80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12-부활4주간-월-(사도11,1-18; 요한10,11-18) Stephanus 2014.05.11
808 주일, (대)축일 강론 2014-5-11-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사도2,14-41;1베드2,20-25; 요한 10,1-10) Stephanus 2014.05.11
80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10-부활3주간-토-(요한6,60-69) Stephanus 2014.05.03
806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9-부활 3주 금-(사도9,1-20; 요한6,52-59) Stephanus 2014.05.03
80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8-부활3주간-목-(요한6,44-51) Stephanus 2014.05.03
804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7-부활3주간-수(요한6,35-40) Stephanus 2014.05.03
803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6-부활3주간-화-(요한6,30-35) Stephanus 2014.05.03
80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5-부활3주간-월(사도6,8-15;요한6,22-29) Stephanus 2014.05.03
801 주일, (대)축일 강론 2014-5-4-부활 제3주일(사도2,14.22-28; 1베드1,17-21; 루가24,13-35) Stephanus 2014.05.03
800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3-사도들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 Stephanus 2014.05.02
79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부활2주간-금-(요한6,1-15) Stephanus 2014.05.01
798 주일, (대)축일 강론 214-5월 1일-노동자의 주보 성요셉 Stephanus 2014.04.30
79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4-30-부활2주간-수(요한3,16-21) Stephanus 2014.04.29
796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4-29-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학자기념-부활 2주간-화-(요한3,7-15) Stephanus 2014.04.28
79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4-28-부활 2주간-월-사도4,23-31; 요한3,1-8 Stephanus 2014.04.27
794 주일, (대)축일 강론 2014-4-27-부활 제2주일-하느님 자비주일 Stephanus 2014.04.24
793 주일, (대)축일 강론 2014-4-26-부활8부내-토(마르16,9-15) Stephanus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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