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3.19 07:14

2023년 3월 19일 사순 제 4주일

조회 수 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은 사순 4주일이며 대림 3주일과 함께 기쁨주일, 장미주일, 래타레(Laetare) 주일이라고도 불립니다. 래타레는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하고 외치는 라틴어 입당송의 첫 단어에서 유래합니다. 우리의 기쁨은 파스카의 신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육체적 극기나 단식을 통한 생활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며, 새 생명으로 부활하는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장미주일은 이러한 대축제를 준비하기 위하여 고신 극기와 기도로 지쳐 있는 신자들에게 희망의 날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 줌으로써 더 큰 기대와 위로를 주기 위하여 준비한 날입니다.


사제의 제의도 사순시기 동안 회개와 속죄를 상징하는 자색이지만 이날은 기쁨을 나타내는 장미색으로 바뀌며, 이날의 본기도와 봉헌 기도도 부활의 기쁨을 미리 보여 줍니다.


오늘 전례는 참된 기쁨이 어디로부터 오는 지를 밝혀줍니다. 참된 기쁨은 빛을 보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본다는 것은 안다는 것을 말해주기에, 기쁨은 빛이신 주님을 아는 데서 온다는 것을 밝혀줍니다.


질병에 대한 유다인들의 생각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그들은 병이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였고, 병의 정도가 심할수록 죄가 크다고 여겼습니다. 그럼 오늘 복음처럼 태어나면서부터 눈이 먼 사람은 어떤 죄를 지었을까요? 


요한 복음사가는 실로암의 뜻을 히브리어로 파견된 이라고 번역할까요? 눈먼 이가 치유된 것은 실로암 물 때문이 아니라 파견된 이, 곧 예수님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했기 때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요한 복음서에서 예수님을 가리키는 중요한 칭호는 아버지가 파견하신 아들입니다. 예수님 생애 전체는 그분을 세상에 보내신 아버지 말씀을 경청하고 아버지께 순종하는 아들의 삶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눈이 사람들의 눈과 다르다는 것은 오늘 복음에서도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보고 그가 눈이 먼 이유가 자신의 탓인지, 부모의 탓인지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가 눈이 먼 이유는 하느님의 일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답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많은 것을 안다고 자부하던 바리사이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죄인 취급을 당하던 가련하고 가난한 소경을 통해 당신 일을 행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다른 하느님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소경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죄를 없애러 오신 메시아이심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에서 소경은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눈을 뜨고,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게 되어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그렇게 해서 소경은 모든 죄를 용서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하지만 스스로 소경보다 낫다고, 소경보다 잘 본다고 여기던 바리사이들은 소경도 이해하게 된 진리를 보고서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성경에서 왜 가난하고 병들고 죄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더 쉽게 받아들였을까요? 그들은 삶이 지치고 힘들어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반면 부자고 지식과 권력을 지닌 이들은 왜 예수님을 배척했을까요? 예수님을 받아들이면 변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을 믿을 수 없다고 표징을 보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믿을 마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표징이 부족하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예수님 곁에 있던 바리사이들처럼 무언가를 좀 본다고, 무엇을 좀 안다고 자만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부족해 보이는 이들을 하찮게 여기고, 그들보다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곤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번 스스로의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소경임을 인정하고, 주님께 눈을 열어주시라고 청합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를 비추어 모든 것을 하느님의 눈으로 깨닫게 해 주시라고 주님께 간구합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Who's 운영자

profi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1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운영자 2023.08.06
680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30일 연중 제 17주일 운영자 2023.07.30
679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운영자 2023.07.25
678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23일 연중 제 16주일 운영자 2023.07.23
677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22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운영자 2023.07.22
676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16일 연중 제 15주일 운영자 2023.07.16
675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9일 연준 제 14주일 운영자 2023.07.09
674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운영자 2023.07.05
673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7월 2일 연중 제 13주일 (교황주일) 운영자 2023.07.02
672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ㅡ 남북통일 기원 미사 운영자 2023.06.25
671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6월 18일 연중 제 11주일 운영자 2023.06.20
670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6월 16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운영자 2023.06.16
669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6월 11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운영자 2023.06.11
668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6월 4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운영자 2023.06.04
667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5월 28일 성령 강림 대축일 운영자 2023.05.28
666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5월 21일 주님 승천 대축일 운영자 2023.05.21
665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5월 14일 부활 제 6주일 운영자 2023.05.14
664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5월 7일 부활 제 5주일 (생명주일) 운영자 2023.05.07
663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5월 3일 성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 축일 운영자 2023.05.03
662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30일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 운영자 2023.04.3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8 Next
/ 38
XE Login